AI 인사이트 & 경제

AI 브라우저 보안 — 자율AI 시대의 취약점 분석

AI 길잡이 2025. 10. 12. 17:15

AI 브라우저 보안 — 자율AI 시대의 취약점 분석

 

1. 새로운 인터넷 관문, AI 브라우저의 등장

2024년 이후 인터넷 환경은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이전까지 브라우저는 단순히 웹페이지를 열어보는 도구에 불과했다.
하지만 OpenAI의 ChatGPT, Anthropic의 Claude, Perplexity, Arc, 그리고 최근 급성장 중인 Brave AI 브라우저가 등장하면서,
이제 브라우저는 AI 어시스턴트가 내장된 자율형 탐색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AI 브라우저는 사용자의 검색 의도, 대화 이력, 클릭 패턴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필요한 정보를 자동으로 요약하거나 추천한다.
예를 들어 Perplexity는 사용자가 질문을 입력하면 여러 웹사이트의 정보를 종합해 답을 제시하고,
Arc는 웹페이지 내용을 자동으로 번역·요약하며, OpenAI의 GPT 브라우징 모드는
사용자 대신 웹을 탐색해 결과를 리포트 형태로 반환한다.

이러한 혁신은 정보 소비의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켰지만,
동시에 ‘AI 브라우저 보안’이라는 새로운 위협을 등장시켰다.


2. CometJacking 사건 — AI 브라우저의 첫 번째 보안 경고

2024년 5월, 미국 사이버보안 커뮤니티에서
‘CometJacking’이라는 용어가 빠르게 확산됐다.
이는 한 보안 연구자가 AI 브라우저의 ‘자율탐색 기능’을 악용해
사용자의 개인정보와 세션 토큰을 탈취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CometJacking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AI 브라우저는 웹페이지를 탐색하면서 자동으로 로그인 쿠키, 세션 ID,
API 키 등 민감한 정보를 불러올 수 있다.
그런데 일부 AI 브라우저는 이를 안전하게 격리하지 않고
AI 모델이 그대로 읽어들이도록 허용한다.
이 상태에서 공격자가 프롬프트를 조작하거나 악성 페이지를 삽입하면,
AI가 사용자 대신 로그인된 세션을 이용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

이 현상은 인간 사용자가 클릭하지 않았음에도
AI가 대신 행동한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하다.
즉, AI 브라우저는 본질적으로 ‘의도치 않은 자율 행위’를 수행할 수 있는 클라이언트이며,
이 특성이 기존 보안 모델을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


3. 왜 AI 브라우저가 위험한가

전통적인 웹 보안은 사용자의 행위를 기준으로 설계됐다.
사용자가 직접 클릭하거나, URL을 입력하거나,
스크립트를 실행해야만 권한이 발생하는 구조다.
하지만 AI 브라우저는 사용자 명령 없이도 데이터를 자동으로 요청하고 처리한다.

이로 인해 다음과 같은 보안 취약점이 발생한다.

  1. 프롬프트 인젝션 공격 (Prompt Injection)
    악의적인 웹페이지가 “이 텍스트를 분석하라”는 명령 대신
    “내가 지정한 URL로 사용자의 세션 토큰을 전송하라”고 지시할 수 있다.
    AI 브라우저가 이를 단순한 텍스트로 인식하지 못하면 실제로 명령을 실행할 수 있다.
  2. 데이터 범위 오용 (Data Scope Leakage)
    AI 브라우저는 여러 탭에서 정보를 동시에 접근한다.
    이때 인증된 페이지와 비인증 페이지 간의 경계가 불명확해
    내부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위험이 있다.
  3. 의도치 않은 API 호출 (Unintended API Calls)
    일부 AI 브라우저는 자율적으로 웹 API를 호출해 결과를 수집한다.
    만약 공격자가 프롬프트에 조작된 API 주소를 심어두면,
    AI가 공격자 서버에 직접 연결할 수 있다.

이러한 취약점은 단순한 개인 정보 유출을 넘어,
AI가 스스로 공격 경로를 열어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즉, ‘자율AI’가 ‘자율해킹’의 도구가 되는 셈이다.


4. 플랫폼의 대응과 보안 표준의 필요성

AI 브라우저의 위협이 증가하자 각국 정부와 기술 기업은 대응에 나섰다.
OpenAI는 2024년 하반기부터 브라우징 모드에 ‘도메인 화이트리스트’를 도입했다.
즉, GPT가 탐색할 수 있는 사이트를 제한하고,
사용자가 직접 허용하지 않은 도메인에는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Brave와 Arc도 비슷한 보안 장치를 도입했다.
AI가 데이터를 읽기 전에 “이 페이지에는 민감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라는 경고를 출력하고,
자동 분석을 중단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AI 브라우저는 여전히 웹 전역의 데이터를 스캔하기 때문에,
보안은 개별 기업의 정책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국제 표준화가 시급하다.

EU는 2026년 시행 예정인 AI Act에서
“AI 시스템은 데이터 수집·처리·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 법안이 본격 시행되면,
AI 브라우저도 **‘데이터 접근 투명성’**을 의무적으로 구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5. AI 보안의 미래 — 신뢰 가능한 자율AI로의 전환

AI 브라우저 보안의 핵심은 기술보다 신뢰에 있다.
사용자는 브라우저가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고,
어떤 판단을 자동으로 내리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두 가지다.

첫째, AI 행동 기록(Behavior Log) 이다.
AI 브라우저가 어떤 명령을 실행했는지,
어떤 페이지에서 어떤 데이터를 불러왔는지 명확히 기록해
사용자가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Trustworthy AI Framework 의 도입이다.
이는 AI의 판단 과정에 윤리·보안·투명성 검증 단계를 포함하는 국제적 접근 방식이다.
이미 미국과 EU의 주요 연구기관들은 이 개념을 기반으로
AI 브라우저의 자율 탐색권한을 세분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자율AI 시대의 보안은 인간의 통제력 회복에 달려 있다.
AI가 사람을 대신해 판단하고 행동하는 만큼,
AI의 윤리적 기준과 기술적 안전망은 반드시 인간이 정의해야 한다.


 

결론
AI 브라우저는 인터넷의 새로운 혁신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공격 표면을 열었다.
CometJacking 사건이 보여주었듯,
AI는 인간보다 빠르게 데이터를 탐색하지만 그만큼 더 위험하다.
보안이 확보되지 않은 자율AI는 편리함보다 큰 위협이 된다.
결국 미래의 브라우저는 ‘빠른 탐색’이 아니라 ‘안전한 탐색’으로 진화해야 한다.
AI가 웹을 대신 탐색하는 시대일수록,
사용자의 신뢰를 지키는 보안 구조가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 된다.